자발적 가난을 서약하라

Stuff, 1997
미국의 유명한 운동화 업체인 LA 기어의 고위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용도에 맞는 신발을 신는다면, 아마 당신은 한두 켤레의 신발만 있으면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패션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아마 몇천 켤레의 신발로도 부족할 것입니다. (...) 한국인들은 아이들의 책을 구입하는 데 쓰는 비용의 몇 배나 되는 돈을 아이들의 신발을 구입하는 데 쓴다. (49)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을 아시나요? 우리가 매일 신고 다니는 신발 한 켤레를 봅시다. 텍사스의 한 목장에서 도살된 소에서 벗긴 가죽은 환경 규제가 엄격하지 않은 한국으로 옵니다. 강력한 화학 약품을 이용해 부드럽게 만든 가죽은 자카르타로 보내집니다. 가죽을 제외하면 유독성 물질인 석유화학 물질로 만들어졌습니다. 밑창에 대는 고무는 벤젠 합성물입니다. 대만에서 만들어 자카르타로 운반됩니다. 수백 명의 자카르타 여인들은 실내 기온이 섭씨 40도 가까이 올라가고 페인트와 본드 냄새가 진동하는 공장에서 가죽을 수작업으로 이어 붙입니다. 그들이 만든 8만 원짜리 신발 한 켤레 값은 한 달 월급보다 더 많습니다. 조립이 끝난 신발은 수마트라 섬에서 자란 나무로 만든 종이로 채워져 뉴멕시코의 제지 공장에서 만든 상자에 담겨 팔려갑니다.

커피, 신문, 티셔츠, 햄버거, 콜라 같이 우리가 늘 사용하거나 먹는 일상용품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동안 일어나는 노동 착취와 환경 파괴에 관해 알기 쉽게 말하고 있습니다. 수확량을 늘이기 위해 나무를 잘라낸 커피 경작지로 인해 95퍼센트의 새들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당신이 마실 커피 열매는 하루에 천 원도 벌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손으로 따고 있습니다.

만약에 지구상에 인간들의 수가 이렇게 많지 않고, 또 이렇게 빨리 소비해 버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구가 처리할 수 있는 양 이상의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40분 동안 내리쬐는 햇볕은 1년 동안 화석 연료에서 얻은 에너지보다 더 크다고 합니다. 빨래는 빨랫줄을 이용해 햇볕에 말리자는 녹색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을 알려 줍니다. 소비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알고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여 흔적을 남기지 말자고 합니다.

이런 쓸데없는 포스팅을 하는 동안 화력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사용하고, 그 때문에 발생한 유해 가스가 얼마나 지구를 오염시켰을지 송구스러워집니다.

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Stuff, 1997/존 라이언John C. Ryan, 앨렌 테인 더닝Alan Thein Durning/그물코 20020305 137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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