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음식

초창기 미국 이민 시대에 랍스터는 별미가 아니었단다. 너무 흔해서 비료나 돼지 사료로 썼고, 하인이나 죄수들이 신물 나게 먹었다고 한다. 17세기 매사추세츠의 한 농장에서 일어난 파업 타결책 중 랍스터를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주지 않겠다는 항목이 있었단다.

섬진강에서 참게가 매일 가마니로 몇 포대씩 흔하게 잡히던 시절도 있었단다. 내다 팔래도 사는 이가 없었고, 당연히 먹거리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지천이던 참게가 줄어들고 수요가 늘자 음식점들이 수입산 참게를 속여 팔다가 적발되기 시작했다.

인천 공단 근처 대포집에서 홍어가 기본 안주로 나오던 시절도 있었단다. 앞바다에서 흔하게 잡혔기 때문이다. 도루묵과 양미리를 삽으로 퍼서 아주 싸게 팔던 시절도 있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드는 전어는 이십일세기 초만 해도 횟집에서 자투리 음식 취급을 받았다. 지금은 모두 귀한 대접을 받는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흔한 음식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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