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돌아온 사람
ⓒ살아서 돌아온 사람 |
조국,
당신은 인간이 만든 인간 최고의 악마조직과 용맹히 싸우다
만신창이가 되어 우리 곁으로 살아서 돌아왔다.
울지 마라, 이것은 인간의 역사,
기록이 사라진 이후까지 기록될 것이다.
당신의 온가족을 발가벗겨 정육점 고기처럼 걸어놓고
조롱하며 도륙하던 자들은 떠나지 않고
우리 곁에 있으므로
우리의 철저한 공격 목표가 되었다.
난도질 당한 당신의 살점과 피와 눈물이 만져진다.
죽음 같은 숨을 몰아쉬며 내민 손,
그 아픈 전리품을 들고 우리 전부가 백정의 심정으로 최전선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죽고, 노회찬 대표가 죽어서 간 길을 따라
당신은 절며절며 살아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몸 우선 옷부터 입어라.
밥부터 좀 먹어라
우리는 당신이라는 사람, 당신이라는 인류의
생존한 살과 체온을 안전하게 포위하였다.
누구도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건드릴 수 없이 되었다, 우선 잠부터 좀 자라.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온 당신을 불씨처럼 품은
우리는 오래전부터 사실 활화산이었다.
하루쯤 울어도 좋다, 내일의 내일까지가 우리 것이니까.
하루쯤 통곡해도 무관하다, 당신이 살아서 돌아왔으니까.
오늘까지는 당신의 생환이 좋아서 울자
당신 투블럭 머리카락 염색 빠진 끝부분 알뜰히 염색하고
샤워하고 상처투성이 심장도 수습하라,
내일은 우리가 백정의 심정으로 최전선이니까
조국,
당신이 살아서 돌아왔다,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다.
살아서 돌아왔다.
시인은 이렇게 밝혔다.
내가 쓴 글 ‘살아서 돌아온 사람’은 시라기보다 그냥 울분이었고 연민이었으며, 걱정과 살아 돌아온 것에 대한 안도와 감사였다. 많은 분들이 절망하고 아파할 때 다르게도 한번 생각해 보자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위로이기도 했다. 살아 돌아왔으니 그것으로 됐다는 심정이었다.
이 글은 조국 개인을 넘어 ‘사람의 법’과 ‘사람의 언론’과 ‘사람이라는 대원칙’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믿음을 전제로 썼음을 밝힌다.
조국이 사퇴하는 순간부터 불특정 저쪽을 향해 끓어오른 분노와 저주가 일주일간 계속됐다. 아직도 응어리가 남아있다. 왜 저들에게 만만하게 보이는 빌미를 줬는지 이쪽을 타박도 했다. 어여 검란 수괴의 목을 치고 잔당을 휩쓸어 버려라. 하마 임기 반환점을 넘겼다.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