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사생활 - 우리 집 개는 무슨 생각을 할까?

Inside of a Dog: What Dogs see, smell, and know, 2009
  • 개의 관점을 이해하려면 개가 사는 낯선 세상의 인류학자가 되어야만 한다. 으르렁대는 소리나 꼬리치는 행동 모두를 완벽하게 해석하지는 못할지라도 주의 깊게 관찰하면 그 의미를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있다. (44)
  • 개 훈련 교본은 대개 '개는 동물이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완전한 진실도 아니다. 개는 '가축화된' 동물이다. '가축'이라는 단어에는 '집에 속하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즉 개는 집에 속한 동물이다. 가축화는 자연 대신 인간이 개를 가족의 울타리 안으로 들이겠다고 의도적으로 선택한 진화 과정의 변주라 할 수 있다. (49)
  • 개와 함께하는 생활은 서로를 알아가는 기나긴 과정이다. (81)
  • 개는 우리가 그들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과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우리를 통해 학습한다. 어떻게 보면 모든 인간은 개와 마찬가지로 가축화된 존재다. (83)
  • 우리가 꽃잎이 시들어 갈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개는 그 부패와 시간의 흐름을 냄새로 맡을 수 있는 것이다. (93)
  • 당신 개가 당신에게 코를 킁킁거린다면 지금 그는 당신 냄새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당신이 당신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그런 그만의 방식으로 개는 세상을 이해한다. (96)
  • 개의 의사소통 범위와 규모가 경이로울 만큼 다양함에도 우리는 개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그들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 때문에 개가 더 사랑스럽다. 그들의 침묵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특징이다.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적인 소리를 내지 않을 뿐이다. 개와 조용히 방구석에서 나를 바라보는 개의 시선을 느낄 때도, 나란히 누워 꾸벅꾸벅 졸 때도 우리 사이에는 어색함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언어가 멈췄을 때 우리는 가장 온전히 연결되니까. (151)
  • 개는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것보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것, 지금 이 순간 눈에 보이는 사소한 것들에 훨씬 관심이 많다. (173)
  • 놀라운 사실은 영장류와 비교했을 때 인간과 닮은 점이라고는 거의 없는 개가 우리 시선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그것으로 어떻게 정보를 얻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훨씬 잘 알아차린다는 사실이다. 개는 우리 영장류 사촌들이 볼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를 본다. (199)
  • 사실상 개는 우리 속을 걸어다니는 인류학자다. 그들은 인류학자가 인간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인간 행동의 연구자다. (204)
  • 개가 인류학자인 까닭은 그들이 우리를 연구하고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의 일상 속 상호작용의 상당 부분을 관찰한다. 우리의 관심, 우리의 초점, 그리고 우리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보고 있다는 말이다. 그 결과, 우리 마음을 읽지는 못해도 우리를 알아보고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218)
  • 개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안다는 주장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개는 아마도 자신의 행위가 나쁘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개가 보이는 죄책감은 두려움이나 복종의 표현과 매우 비슷하다. (288)
  • 개의 세상이 냄새로 넘쳐나고 사람으로 바글거린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이러한 것들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세상은 바닥과 가깝고, 핥을 수 있으며, 입 속에 들어가든가 아니든가 둘 중 하나로 판단되고, 자잘한 것들로 가득하고, 언제나 '지금'이며, 덧없이 빠르게 지나갈 뿐만 아니라 마지막으로 그들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고 말이다. 아마 우리 인간으로 사는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300)
  • 개에게 원근, 규모, 거리 같은 것은 어느 정도 후각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냄새는 아주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즉 다른 시간의 척도에서 존재한다. 냄새는 빛이 우리 눈에 도달하는 것처럼 일정하고 규칙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독 그들의 '냄새-눈'은 우리와 다른 속도로 사물을 본다는 것이다. (314)
  • 우리가 개와 유대관계를 맺을 때 쓰는 세 가지 중요한 수단이 있다. 첫 번째는 접촉이다. (...) 두 번째는 귀가해서 받는 환영의식이다. 둘 사이의 재회를 축하하는 이 의식은 상대를 인식하고 인정한다는 의미의 표현이다. 세 번째는 타이밍이다. 개와 인간이 상호작용하는 속도는 그 상호작용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미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개와 우리를 무조건 하나로 묶어준다. (328)
  • 개에게 이름을 붙이는 순간 우리는 개를 하나의 개체로 인정하고, 따라서 개를 의인화하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 개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개의 본질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다. 이름을 지어주지 않는 것은 오히려 무관심의 절정이다. (...) 개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순간 당신은 그 개를 앞으로 만들어갈 개성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다. (365)

개의 사생활Inside of a Dog, 2009/알렉산드라 호로비츠Alexandra Horowitz/고빛샘, 전행선, 구세희 역/21세기북스 20110201 400쪽 16,000원

개는 모든 사물을 냄새로 본다. 개는 냄새로 시간의 흐름을 안다. 개에게 이름을 붙이는 순간 반려인과 반려견은 서로 가축화를 시작한다. 개는 우리 사이를 걸어다니며 평생 인간을 관찰하고 행동을 연구하는 인류학자이다.


덧. 오탈자
59쪽 7행 버드독(새 사냥개)나 → 버드독(새 사냥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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