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율표

The Periodic Tabl, 2011
  • 주기율표는 지구 만물의 자연스러운 질서를 반영한 체계이고, 지금 우리가 아는 한계 내에서 하는 말이지만, 아마도 더 나아가 온 우주의 질서를 반영한 체계일 것이다. (10)
  • 19세기에 이루어진 대부분의 과학적 발견들과는 달리, 주기율표는 20세기와 21세기의 발견들로 인해 반박되지 않았다. 그렇기는커녕 특히 현대 물리학의 발견들은 과학자들이 주기율표를 더 가다듬고 그때까지 남아 있던 몇몇 변칙적 사실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어쨌든 주기율표의 전반적인 형태와 타당성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으며, 이 사실은 이 지식 체계의 놀라운 힘과 깊이를 증명하는 또하나의 증거다. (11)
  • 주기율이란 규칙적이지만 가끔 크기가 다라지는 일정 간격에 따라 화학원소들의 성질이 거의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법칙이다. (41)
  • 주기율표는 현대 과학을 통틀어 가장 효과적이고 통합적인 개념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한다. 아마 다윈이 제안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과도 비견할 만한 수준일 것이다. 주기율표는 150년 가까이 수많은 연구자들의 작업을 통해 꾸준히 진화해왔으면서도 여태 화학이라는 학문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 (55)
  • 화학적 주기성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 지질학자 알렉상드르 에밀 브귀에르 드 샹쿠르투아였다. 그가 한 일은 금속 원통 표면에 나선을 긋고 그 선 위에 원소들을 원자량 오름차순으로 배열한 것이었다. 그는 그렇게 했더니 화학적으로 유사한 원소들이 원통을 감아도는 나선과 교차하는 하나의 수직선 위에 놓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79)
  •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멘델레예프는 현대 러시아 과학자 중에서 단연코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주기율표를 발견했을 뿐 아니라 그 체계가 주기율이라는 근본적인 자연 법칙의 존재를 암시한다는 사실도 이해했다. 그는 또 이 법칙의 온전한 의미를 끌어내는 데 긴 시간을 더 들였는데, 특히 주목할만한 작업은 많은 새 원소들의 존재와 성질을 예측한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이미 알려진 원소들 중에서도 몇 종의 원자량을 정확하게 수정했고, 그 주기율표에서 몇몇 원소들의 위치를 제 위치로 바꾸어놓았다. (104)
  • 멘델레예프의 위대한 성공 중 하나이자 아마도 그의 명성에 제일 크게 기여한 요소는 그가 여러 새로운 원소들의 존재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그는 몇몇 원소들의 원자량을 정확하게 조정했고, 또다른 원소들의 주기율표상 위치를 올바르게 옮겼다. (112)
  • 네덜란드 계량경제학자 안토니위스 판덴브룩은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를 개량할 여지를 궁리하고 있었다. 1907년 그는 아직 빈칸이 많기는 해도 원소를 120개나 포함한 새 주기율표를 제안했다. 그 빈칸 중 상당수는 새롭게 발견되었지만 아직 원소로서의 지위는 확인되지 않은 물질로 채워졌다. (...) 판덴브룩의 주장은 원자의 핵전하가 원자량의 절반이고 이웃한 원소들의 원자량은 두 단위씩 증가하므로 따라서 주기율표에서 원소의 위치는 핵전하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주기율표에서 모든 원소는 각자 바로 앞 원소보다 핵전하가 하나 더 많다는 말이었다. (136)
  • 화학자들은 원자량을 기준으로 원소를 정렬했는데, 그러다보니 앞으로 발견할 원소가 정확히 몇 개 더 남았는가 하는 문제는 불확실했다. 주기율표에서 연속된 원소들의 원자량 차이가 고르지 않고 불규칙했기 때문이다. 이 골치 아픈 문제는 모즐리의 원자번호를 쓰기 시작하는 순간 싹 사라졌다. 이제 연속된 원소들 사이의 간격은 완벽하게 일정했다. 모두 원자번호 한 단위 차이였다. (140)
  • 원소들의 관계에 수치적 규칙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처음 등장했던 것은 1817년 되베라이너가 리튬, 나트륨, 칼륨처럼 중간 원소의 원자량이 나머지 두 원소의 원자량 평균에 해당하는 이른바 세쌍원소 집합을 반견할 때였다. 그러나 이후 주기율표에서 원자량에 따라 원소들을 나열하던 규칙은 원자번호에 따라 나열하는 규칙으로 교체되었는데, 이 변화가 주기율표 속 세쌍원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결론적으로 세쌍원소 개념을 흐리기는커녕 오히려 강화했다. 원자량으로 계산할 때는 근사적으로 성립하던 세쌍원소 관계가 원자번호로 계산하면 정확하게 성립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223)
  • 수소와 헬륨 문제로 돌아가서, 마지막으로 해둘 말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의 화학적 증거와 물리학적 증거로 보아 우리가 궁극의 주기율표를 결정할 수 있는가, 혹은 왼쪽 계단형 주기율표가 세쌍원소 반영 주기율표보다 더 나은가 하는 문제들에 아직 확실히 답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234)

주기율표The Periodic Tabl, 2011/에릭 셰리Eric Scerri/김명남 역/교유서가 20190305 248쪽 14,000원

수헬리베붕탄질산플네나마알규인황염아칼칼. 고등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화학시간에 외웠던 원자번호 20번까지의 주기율표는 아직도 기억한다. 주기율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눈 앞에 펼쳐지기까지 수많은 과학적 탐구와 노력이 숨어있는지 몰랐다.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주기율표에 숨겨진 의미를 알았더라면 더 재미있게 외울 수 있었겠다.

주기율표에 근현대 과학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니 다윈의 진화설에 버금갈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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