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과 자본주의

Race and Class, 1993
  • '검다'는 것은 생물학적이거나 문화적인 개념이 아니라 정치적 개념이다. 그렇지만 '흑인'이라는 단어는 나라마다 쓰임새가 다르다. (19)
  • 인종차별은 오래된 인간 본성이라는 주장이 흔한데, 이는 인종차별을 없앨 수 없다고 넌지시 말하는 셈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오늘날 우리가 인종차별로 인식하는 현상은 신세계의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아프리카인 노예노동을 체계적으로 사용한 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17~18세기에 처음 개발된 것이다. 그리고 신세계 플랜테이션은 농장의 노예 사용은 자본주의가 세계 체제로 처음 등장하는 데서 중심 구실을 했다. (28)
  • 흑인이 자기 피부색을 바꿀 수 없듯이, 인종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없으므로 차별을 피할 수 없다. 이 특징은 인종에 따른 차별과 종교에 따른 차별의 중요한 차이를 보여준다. 종교를 이유로 박해당하는 사람은 신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36)
  • 인종차별 탓에 노예제도가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 반대로 노예제도의 결과물로서 인종차별이 태어난 것이다. 신세계에서 부자유 노동을 한 사람들은 백인이거나 흑인이거나 황인이었고, 가톨릭이나 개신교나 기타 종교의 신자였다. (46)
  • 인종차별은 노예제도와 제국이 낳은 창조물이다. 인종차별은 자본주의가 만인에게 보장하겠노라 약속한 권리를 식민지의 천대받는 사람들에게는 평등하게 보장하지 않은 일을 옹호하기 위해 개발됐다. (60)
  • 마르크스는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주요 조건 세 가지를 알아차렸다고 볼 수 있다.
    1) 노동자들 사이의 경제적 경쟁
    2) 인종차별 이데올로기가 백인 노동자에게 미치는 호소력
    3) 인종에 따른 노동자 분열을 조장하고 유지하려는 자본가계급의 노력 (68)
  • 인종차별이 백인 노동자의 이익에 어긋난다는 사실, 그 이익을 물질적 이익으로 아주 협소하게 보더라도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인종차별이 자본주의의 유지에 일조하고 그럼으로써 백인 노동자와 흑인 노동자 둘 다에 대한 착취가 계속될 수 있게 한다는 더 폭넓은 주장의 한 단면을 확인해 준다. (86)
  • 로스앤젤레스 반란은 자세히 들여다보며 분석할 가치가 있다. 그 규모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사회의 근본적 분단선이 인종이 아니라 계급에 따라 그어져 있음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100)
  • 계급투쟁의 수위와 인종차별의 영향력은 반비례 관계 (118)
  •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것은 인종차별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보며 경멸할 뿐 아니라, 인종차별에 맞서지 않는 노동계급 운동은 자본주의를 타도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131)
  • 아이티 혁명부터 로스앤젤레스 반란까지 이어지는 위대한 흑인 항쟁은 사회주의 운동과 흑인 해방 운동의 단결을 추구하는 혁명적 전통의 일부다. 인종차별에 맞서는 투쟁은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의 없어서는 안될 일부다. 그렇지만, 그와 꼭 마찬가지로 혁명적 사회주의 운동의 승리 없이는 인종차별 반대 투쟁은 최종 승리를 거둘 수 없다. (136)

인종차별과 자본주의Race and Class, 1993/알렉스 캘리니코스Alex Callinicos/차승일 역/책갈피 20200908 156쪽 8,000원

인종차별은 자본주의 이전부터 존재했다. 인종차별은 피부색과 관련 있지만, 이는 날조된 것이다. 인종차별과 자본주의 이전 사회에 퍼져 있던 이방인에 대한 편견과 구분해야 한다. 그리스인과 로마인에게 백인이 우월하다는 이론은 없었다.

저자는 "인종차별 탓에 노예제도가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 반대로 노예제도의 결과물로서 인종차별이 태어난 것(46)"이라고 본다. 인종차별은 자본주의의 산물이고 노동계급을 분열시키려는 자본주의의 숨은 노력이라고 분석한다.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인종차별은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이다. 1993년에 출판된 《인종과 계급 Race and Class》을 번역한 책은 한 세대가 지나고 있지만 날카롭게 지금을 반추하며 곱씹을 가치가 충분하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