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이우환은 2020년 1월 28일에 태어났습니다. 눈이 많이 오던 날이었습니다. 고아원에서 18년, 주방 보조로 25년을 살았습니다. 고아원과 주방, 이 두 곳이 우환이 가본 세상 전부입니다. 해가 바뀌는 2064년에도 여전히 주방 보조를 할 생각입니다. 곰탕 이야기를 자주 하던 식당 주인은 우환에게 시간 여행을 제안합니다. 과거로 가서 곰탕 국물 맛을 배워오면 돈은 물론 식당을 내준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나, 그렇게 죽으나 언제 죽어도 그만이었던 우환은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40여 년을 거슬러 2019년에 도착했습니다. 시간 여행선에 열셋이 타고 출발했지만 우환과 김화영이라는 소년만 살았습니다. 김화영은 사람을 죽이러 왔다며 먼저 도시로 사라졌습니다. 우환은 부산곰탕집을 찾았고, 은근슬쩍 눌러앉아 국물 맛을 배웁니다. 이종인이라는 식당 사장은 우환과 나이가 비슷했고, 이순희라는 고등학생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이순희는 우환이 기억하는 이름입니다. 이순희와 유강희는 18년만에 처음으로 부모 이름을 물었을 때 고아원장이 알려 준 이름입니다.
이순희와 유강희는 뿅 가는 오토바이라는 뜻의 뿅카를 타고 다니는 불량 고교생이었습니다. "하나도 즐거울 게 없는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두 사람이 하필 서로에게 지나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우환은 이상하게도, 좋은 순간에는 강희와 순희가 자신의 부모일 리가 없다고 여겨지고, 불안함을 느낄 때는 분명히 이 연놈들이 내 부모다 싶어, 화가 났"습니다. 이우환의 불행은 이순희, 유강희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마주앉은 일흔아홉이 된 이순희는, 쉰아홉이 된 이우환에게 모든 것을 듣고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 하나가, 지 혼자 망쳐지나. 니는 어떤지 모르겠다만, 나는 모든 게 달라졌다. 니가 태어난 후로." 행복에 대한 희망이 없던 이우환에게 행복에 대한 소망이 생기며 벌어진 이야기는 이렇게 끝납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냥 살아갑니다. 사람들에게 타인의 일은 모두 이벤트입니다. 그럼에도 흉내 낼 수 없는 기다림의 시간으로 우려낸 곰탕 한 그릇을 먹으며 눈물을 흘린다거나, 눈이 많이 내리던 날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에 버려졌다면 예사롭지는 않겠지요. 가족으로 연결된 과거와 미래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할 때는 더더욱 그렇고요. 이우환이 바꾸는 과거로 인해 씨줄과 날줄로 엮인 현재가 뒤틀려지는 일이라면 더는 타인의 이벤트가 아니겠지요.
짧고 담백한 글발로 이어지는 소설은 뿅카를 타고 달리듯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습니다. 뱀한테 잡아먹혀 죽은 엄마 두꺼비와 엄마랑 뱀까지 먹어치운 새끼 두꺼비 이야기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행복에 대한 욕망을 위해 시간 여행이 가능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하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자문했습니다.
곰탕1,2/김영탁/아르테 20180321 324쪽, 368쪽 26,000원
40여 년을 거슬러 2019년에 도착했습니다. 시간 여행선에 열셋이 타고 출발했지만 우환과 김화영이라는 소년만 살았습니다. 김화영은 사람을 죽이러 왔다며 먼저 도시로 사라졌습니다. 우환은 부산곰탕집을 찾았고, 은근슬쩍 눌러앉아 국물 맛을 배웁니다. 이종인이라는 식당 사장은 우환과 나이가 비슷했고, 이순희라는 고등학생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이순희는 우환이 기억하는 이름입니다. 이순희와 유강희는 18년만에 처음으로 부모 이름을 물었을 때 고아원장이 알려 준 이름입니다.
이순희와 유강희는 뿅 가는 오토바이라는 뜻의 뿅카를 타고 다니는 불량 고교생이었습니다. "하나도 즐거울 게 없는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두 사람이 하필 서로에게 지나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우환은 이상하게도, 좋은 순간에는 강희와 순희가 자신의 부모일 리가 없다고 여겨지고, 불안함을 느낄 때는 분명히 이 연놈들이 내 부모다 싶어, 화가 났"습니다. 이우환의 불행은 이순희, 유강희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마주앉은 일흔아홉이 된 이순희는, 쉰아홉이 된 이우환에게 모든 것을 듣고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 하나가, 지 혼자 망쳐지나. 니는 어떤지 모르겠다만, 나는 모든 게 달라졌다. 니가 태어난 후로." 행복에 대한 희망이 없던 이우환에게 행복에 대한 소망이 생기며 벌어진 이야기는 이렇게 끝납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냥 살아갑니다. 사람들에게 타인의 일은 모두 이벤트입니다. 그럼에도 흉내 낼 수 없는 기다림의 시간으로 우려낸 곰탕 한 그릇을 먹으며 눈물을 흘린다거나, 눈이 많이 내리던 날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에 버려졌다면 예사롭지는 않겠지요. 가족으로 연결된 과거와 미래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할 때는 더더욱 그렇고요. 이우환이 바꾸는 과거로 인해 씨줄과 날줄로 엮인 현재가 뒤틀려지는 일이라면 더는 타인의 이벤트가 아니겠지요.
짧고 담백한 글발로 이어지는 소설은 뿅카를 타고 달리듯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습니다. 뱀한테 잡아먹혀 죽은 엄마 두꺼비와 엄마랑 뱀까지 먹어치운 새끼 두꺼비 이야기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행복에 대한 욕망을 위해 시간 여행이 가능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하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자문했습니다.
곰탕1,2/김영탁/아르테 20180321 324쪽, 368쪽 2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