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종교다
어떤 종교도 인류애보다 우선할 수 없다. 인류가 공동운명체며 모든 인간이 저마다의 천부적인 생명을 얻은 귀중한 존재임을 일깨우지 않는 종교는 종교라 할 수 없다. 빈 라덴이 종교적 신념에 따라 그런 테러를 저질렀다 해도 그가 주모자라면 그의 신이 무고한 생명을 빼앗은 그를 용서할 리 없다. 또한 미국이 아무리 정의와 정당방위를 외친다 하더라도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킨다면 미국인들이 믿는 신도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 김선주,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한겨레출판, 2010), 131쪽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20조는 개인이 어떤 종교를 믿을지 결정하는 권리를 말한다. 동시에 그 권리만큼 종교가 다르거나 믿지 않은 이도 존중하라는 말이다. 차별금지법을 대놓고 반대하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내란을 옹호하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모시는 신도 모르는 불투명한 재산과 땅을 불리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다. 혐오와 모멸, 폭언과 폭력을 행하는 종교는 죽어서 천국에 간다고 떠벌리면서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종교다. 그런 종교를 앞세워 떠벌리는 자는 그가 믿는 신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종교가 인류애보다 우선하면 그것은 종교가 아니다. 사이비다.
차별 없는 사랑, 이것이 종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