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건조한 시간 사이로
미소 지으며 다가온 햇살에
차마 눈을 뜨지 못했지
만남은 원래 그런 거
설레는 만큼 눈부시다

빛바랜 가로등 아래
낯가림하는 손끝이 마주치다
시나브로 끌어안은 입술
사랑은 원래 그런 거
어색한 만큼 익숙해진다

미안해요 안녕
기별 없이 가 버린 햇살은
마저 못다 준 미래를 놓고 갔다
이별은 원래 그런 거
더 사랑할 만큼 슬퍼진다

널 놓아주지 않는 계절은
찢어 놓고 덮어 버릴수록
어김없이 돌아오곤 한다
기억은 원래 그런 거
지우면 지운만큼 생각난다

이제는 익숙해진 가로등과
만날수록 어색해지는 그림자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서 있다
인생은 원래 그런 거
기다린 만큼 또 만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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