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리더십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마라

[출처] 이코노미스트/임성은 기자 (20081216)

Stephen R. Covey
세계적인 리더십 컨설턴트이자 경영 석학인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 박사가 ‘위기의 시대에 빛나는 위대한(great)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12월 5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한국리더십센터 주최로 열린 CEO 조찬회에서다. 이번 방한은 LG전자 프랭클린 플래너폰의 국내 출시를 기념해 한국리더십센터와 공동 초청으로 이뤄졌다. 전 세계가 직면한 경제 침체에서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일까. 코비 박사의 강의 현장을 취재했다.

한국리더십센터 주최 CEO 조찬회에서 만난 스티븐 코비 박사는 77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정력적이었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전 세계 80개국에서 2500만 부 이상 팔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이자, 경영 리더십 분야 권위자다. 그는 수년간 ‘급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일부터 하라’는 한결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때에 맞는 강의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정부의 리더십 계발에도 수차례 자문해 왔던 그는 오바마 정권에도 이날 조찬회 강연 내용을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정권은 물론이고,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경기침체 상황에 대해 코비 박사의 제안은 명확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낳은 경기침체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새로운 도전에는 새로운 방식의 응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어떤 정치인은 과거의 리더십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코비 박사는 “리더십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현재의 경기침체 상황은 산업경제 시대의 그것과 달라 지식경제 시대를 이해해야 풀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리더십은 어떠해야 하는가. 코비 박사는 먼저 “직원 인재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라”고 말했다. 그는 한 CEO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당신의 회사에서 비용입니다. 그러나 제가 들고 있는 마이크는 자산이라고 부르지요.” 누구나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우리의 회계 양식에 따르면 분명 인재는 비용이다.

“현재 산업경제에서 지식경제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 같지만 아직 많은 조직, 리더, 시스템은 사람이 비용이고 자본과 기계는 자산인 산업경제의 논리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과거의 리더십은 실패를 낳는다. 실패의 대표적인 예는 조직의 문제가 무엇인지 조직원 사이에서 공유가 안 된다는 점이다.

설사 문제가 공유됐다 하더라도 해결을 위해서 팀이 하나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는 모든 직장인이 느꼈을 만한 조직의 문제점을 다음 하나의 질문으로 표현했다. “여러분, 자신이 생각하는 북쪽을 가리켜 보십시오.”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이쪽저쪽 서로 다른 방향들을 가리켰다.

“세계 어디 가든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럼 이렇게 질문을 바꿔봅시다. 우리 회사, 조직 내에서 제1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같은 회사 직원 모두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까?”

리더십의 패러다임 바꿔라

장내가 잠시 잠잠해졌다. 문제 인식도 모두가 공유하지 못했는데 문제가 해결될 리도 만무하다. 코비 박사는 또 모두가 느끼고 있지만 아무도 해결 못했던 문제 하나를 지적했다.

“사람을 비용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리더들은 직원이 좀 더 적게 받고 많이 생산하길 바랍니다. 고효율을 요구하는 것이죠. 그러나 한편 직원들은 이런 생각도 합니다. ‘지금 내 직장은 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엔 모자란 곳이야.’ 리더는 인재가 충분히 능력을 발휘하라고 압박하는데 직원은 충분히 발휘할 만한 환경이 아니라며 불평한다면 모순된 상황이죠.”

코비 박사가 말한 두 가지 문제점은 언뜻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 듯하지만 성공하는 조직, 초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직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나 직원들이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환경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일이다.

그러나 산업시대의 리더십은 종종 중요한 일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일부터 하도록 조직을 이끈다. 코비 박사가 말하는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자’는 성공 원칙과는 정반대다. 그가 말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의 요체는 다음과 같다.

“직원은 지렛대가 높은 자산입니다. 당근과 채찍이 아닌 내부 동력을 작용하게 하십시오. 잘난 상사 한 명이 조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잘 쌓아놓은 문화가 있어 조직이 굴러가게끔 하십시오. 다른 말로 하자면 직원을 섬기는 ‘서번트(하인) 리더십’을 실천하십시오.”

물론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당장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간 두고 보면 나중엔 사장이 신경 쓰지 않아도 돌아가는 지속가능한 조직이 될 것이라는 게 코비 박사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비 박사는 “마법의 지팡이를 사용해보라”고 말했다.

그가 인디언 부족 추장들을 교육할 때 썼던 것으로, 한 명이 지팡이를 주면서 의사를 전달하면 상대방이 그 의견을 만족스럽게 이해할 때까지 아무 의견도 말하지 않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둘은 ‘더 좋은 해결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행동하다 보면 오해는 줄이고 상대방을 이해하며 더 좋은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코비 박사는 자신의 멘토인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성공하는 사람은 기회를 잡고 실패하는 사람은 위기에 집착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정리했다.

「어떤 정치인은 과거의 리더십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음주운전은 법으로 금하고 있다. 술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가 났을 때 음주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주 운전으로 말미암아 피해자가 나오는 걸 예방하고자 그러는 것이라 생각된다. 속된 말로 술 처먹고 너 혼자 비명횡사하는 건 상관할 바가 아니지만 네가 쳐 먹은 술 때문에 무고한 생명이 이유 없이 상하면 안 된다는 뜻이리라.

나의 리더십은 고작 해야 한 평 밖에 그 영향력이 없지만, 과거의 리더십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리더의 영향력은 음주 운전을 하다 사고 친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준다. 현재만 죽이면 천만다행이지만 미래까지 대량학살을 하며 암울한 과거로 쑤셔넣기 때문이다. 술 처먹고 역주행하는 차보다 더 무서운 것이 초지일관 우직하게 역주행하는 리더를 만나는 것이다.

더더욱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리콜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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