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양이 박먼지

내 고양이 박먼지
박먼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합니다. 옷깃은 목둘레를 의미하니까 옷깃이 스치려면 최소한 포옹 정도는 해야 합니다. 전생에 수천번은 만났거나 동고동락했던 연인 사이였을 겁니다.

집 밖에서 밤새 울던 아기 고양이와 인연이 된 가족이 있습니다. '까맣고 솜털이 부숭부숭한 모습이 마치 먼지뭉치 같(30)'아 이름이 먼지가 됐습니다. 2014년 11월 15일 처음 만나 '세 번의 가을과 겨울과 봄 그리고 두 번의 여름'을 기록한 일곱 권의 그림일기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강아지와 놀면 강아지에게 운동이 되지만, 고양이와 놀면 사람에게 운동이(270)'이 된다는 체험은 재미있으면서 확 와닿습니다. '매해 8월 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이고, 8월 17일은 검은 고양이의 날'이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검은 고양이가 재수 없거나 불길함의 상징처럼 생각했고, 요즘도 '검은 고양이는 사진을 찍으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입양을 꺼린다'고 합니다. '그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따로 날을 정해 검은 고양이를 알리고 입양도 권하는 것(225)'이랍니다.

검은 고양이 박먼지와 어른 사람이 동고동락하며 가까워지는 그림일기는 따스합니다. 이제 '먼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312)'게 됐습니다. '먼지의 친구이기도 하고 가족이기도 한 길고양이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한 세상에 살았으면 하는 바람(167)'입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그리는 일에 온 정성을 다했다. 나는 이 그림일기를 먼지에 대한 기록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다시 보니 내가 이 안에 있(5)'음을 느낍니다.

박먼지랑 누나는 전생부터 이어진 인연이 계속되나 봅니다.

내 고양이 박먼지/박정은/혜화1117 20180605 320쪽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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