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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書 굥교롭다

이두나 일곱시간 동안 담배 피우다 술 마시다 키스하다 담배 피우다 술 마시다… 더문 쏴도 쏴도 총알이 떨어지지 않던 독립군 신파를 달까지 가져가야 했나요. 근무 원래 조물주는 하루 만에 천지창조를 하고 6일 동안 쉬었는데 훗날 휴먼 권력자들이 왜곡하지 않았을까. 조물주라도 6일 연속 근무는 무리였을 거라는 건 휴먼 빼고 다 알고 있을 거라는 가설을 진지하게 증명할 때지 싶다. 비건 풀빵은 비건, 붕어빵은 안비건으로 정리합시다. 가을 독서의 계절이 아니라 독감의 계절입니다. 사부작사부작 건사합시다. 김행랑 저도 부끄럽고 이게 지금 대한민국 ▨▨ 현실입니다. 유인촌 전원일기를 쓰려면 金行지나 流人村으로는 가지 말고 사부작사부작 빙 돌아가세요. 어용교수 80년대 어용교수 물러가라 훌라훌라 하면 어용교수는 쪽팔려서 얼굴을 숙이며 자숙하는 척이라도 했답니다. 그때 훌라훌라하며 데모했던 학생 중 몇몇은 지금 교수가 됐고, 그중 몇몇은 어용교수보다 더 뻔뻔한 어용교수가 됐습니다. 변한 걸까요 아니면 원래 종자가 그랬던 걸까요. 참말로 궁금합니다. 서열 식사를 끝마치기 전인데도 반찬통 뚜껑이 하나둘 덮인다면 당신의 서열은 꼬래비일 겁니다. 꼰대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을 보다 말았다. 예전처럼 재미가 없더이다. 《레이더스》를 극장에서 엄청 재밌게 봤던 소년은 늙은 꼰대가 됐습니다. 노동자 사원증을 목에 걸고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며 기웃기웃할 때 음지에서 노동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대한민국은 겨우겨우 지탱하고 있는 걸 체감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시절을 되새겨 보세요. 간호, 택배, 돌봄, 청소 등등 노동자 중에 아주 밑에 있는 노동자(자기도 노동자이면서 하대하는)들이 사회를 겨우겨우 돌렸잖아요. 또다시 하는 얘깁니다만 당신은 재벌이 아닙니다. 노동자이면서 노동자인 줄 자각하지 못하고 자본가(이익집단)에게 투표하면 영원히 당신은 자본가들이 반기는 호구입니다. 약 30%에 당신이 있답니다. K-

우리가 꿈꾸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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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촛불 이전에 태어났지만 촛불 이후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촛불이 세상을 바꾸었고, 촛불이 변화의 첫 단추를 끼워놓은 상황이지요. 촛불이 우리에게 준 과제는 촛불이 일어났던 원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불평등을 평등으로, 불공정을 공정으로,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평화의 정착으로, 이 세 가지가 우리에게 떨어진 시대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촛불 후 시대라지만 여전히 함께 살려고 하기보다 우월한 지위와 강한 힘을 이용해서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습니다. 공정의 문제는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에 드러난 아주 큰 문제입니다. 공정하지 않은데 뭐하러 노력을 합니까? 편법을 쓰지요. 불공정을 공정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촛불이 우리에게 부여한 역사적 과제인 불공정의 해소, 그 첫걸음은 법원과 검찰을 개혁하여 권력층에 대한 봐주기 수사와 처벌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불평등을 평등으로 바꾸는 과제에 대해 알아보지요. 제가 지금 이야기한 평등이란 사회적 격차의 해소를 가리킵니다. 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면 적어도 완화해야 합니다. 불평등은 다른 말로 '기회의 불균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의 불균등'과는 다릅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기회를 받아야 합니다. 적어도 기회는 균등해야 약자와 강자가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회적 격차입니다. 불평등의 해소란 바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 것, 일자리에서 차별받지 않고 일한 만큼 제대로 받는 것, 그래서 모두가 스스로 노동해서 먹고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불평등의 문제 전부를 최저임금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강자와 약자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첫걸음은 될 수 있습니다. 호주는 1년에 한 번씩 최저임금을 발표합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호주에서는 정규직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최저임금이 따로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비정규직 최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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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혈질이고 매 순간 자기감정에 충실한 손 여사. 고봉밥을 먹는데도 살이 안 찌는 손 여사. 작정하고 한풀이를 할 수 있었던 건 노동의 순간뿐이었던 손 여사. 전라도 사위는 안 된다는 손 여사. 손 여사는 보수다. 정의롭지는 못해도 불의와는 싸울 수 있는 인간 악바리인 딸. 손 여사가 얌체, 똑똑이, 잘난척쟁이라고 하는 딸. 아담과 바라라는 고양이와 십여 년을 함께 사는 딸. 계절의 이름 봄이 아니라 '보다'에서 가져온 '봄'이라는 이름의 딸은 진보다. 자식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절대 무심해질 수 없는 부모의 마음 덕에 딸은 진보의 가치를 접했고, 진보적으로 사고하게 되었다. 다르지만 다른 모습 그대로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게 되었다. 관계는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잊히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면 놓쳐버린 관계에 대한 후회가 밀려든다. 딸이 빨갱이라서 빨갱이 좌파 고양이는 안 봐준다는 손 여사가 보수라고 해서 엄마 취급을 안 할 것인가? 손 여사 역시도 딸이 진보라고 해서 딸 취급을 안 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보수 엄마와 진보 딸 사이에 생기는 충돌 사이에서 가족이기 때문에 보듬어야 하는 마음이 있다. 졸지에 아담과 바라가 빨갱이 좌파 고양이가 됐지만 손 여사는 오랫동안 돌봐줬다. 생활형 좌파와 우파는 그렇게 공생한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김봄/걷는사람 20200810 176쪽 13,000원

상식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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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선진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흔들어놓았다. 한국은 선진국을 무조건 배우고 따라잡으며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 배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또한 우리를 따라 배우는 나라들에게 기준을 제공하는 역할이 주어지기도 하는 때가 온 것이다. (19) 국민소득 3만 불이라 해도 공사장에서 떨어져 죽는 일이 흔하다면 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 또한 부모에게 맞아 죽는 아이가 있는 한 복지국가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생활고로 자살하는 일가족이 있는 한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은 위선이라는 것이다. (78) 〈기생충〉이라는 한국영화에 세계가 환호한다는 것, 그런데 그 작품이 한국 사회 계급갈등의 깊고 어두운 골을 비춘다는 것, 통쾌하면서도 떨떠름한 이 기분은 한국인이라는 이 신나고도 괴로운 신분이 제공하는 아이러니다. (82) 갈등 자체는 강도가 높지 않지만 체감하는 갈등의 강도는 높다는 것. 실제 사회불안요인에 비해 불안심리가 훨씬 과장돼 있다는 것. 그것이 미디어 과밀 사회의 심리적 환경이다. (95) 개화기 이래 우리 역사에서 기자들은 처음엔 '몽매한 민중을 계몽하는 지식인'이었다. 그리고 사회의 지능은 언론과 함께 진화해왔다. 정치가 그렇듯 언론도 그 사회의 수준과 같이 간다. 기자의 질이 떨어지면 사회의 질도 떨어진다. '기레기'라는 멸칭이 유행하는 시대는 기자들뿐 아니라 한 사회로서도 좋지 않다. 기자가 '기레기'라는 말을 들어도 되는 사회라면 그 사회가 거대한 쓰레기장이라는 얘기다. 오랫동안 신문기자들은 정치권력에 순응하든 저항하든 월급이 많든 적든 엘리트 집단이었는데 좋은 의미의 엘리트 의식이 사라지는 건 슬픈 일이다. (128) 정치권력이 부드러운 얼굴을 갖게 되고 절대권력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을 때 공포는 애정이 아니라 혐오와 무시로 바뀐다. 일종의 보복 내지 보상심리다. (151) 군부가 무력화된 시대에 검찰이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검찰에 대한 견제

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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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언어가 판을 친다. 이것이 한국 사회의 변혁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이다. 거짓 언어로는 현상을 파악할 수 없고, 현상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현실을 변화시킬 수 없다. (5) 불안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본원적인 힘이며, 사회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숨은 지배자다. 불안은 인간을 길들이고, 소진시키며, 예속시킨다. 불안은 비인간적인 체제를 유지시키고 강화하며, 변혁을 차단하고 저지한다. 불안은 무한 경쟁의 논리 속에서 심화되고 일상화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불안은 생명을 죽인다. (27) '인간에 대한 예의'는 우리 사회가 가장 결여하고 있는 품성인 것 같다. 인간을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가 너무도 모자란다. 특히 사회적 약자는 온전한 인격체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감정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비인간적, 비인격적 대우는 상상을 초월한다. 난생처음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에게 "고객님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하도록 강요하는 사회는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사회다. (30)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네 개의 체제를 기축으로 작동해 왔다. 첫째는 정치 영역의 '수구-보수 과두 지배체제'이고, 둘째는 경제 영역의 '재벌 독재 체제'이며, 셋째는 사회 영역의 '권위주의 체제'이고, 넷째는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 체제'이다. 바로 이 네 요소로 구성된 '구체제'가 이 나라를 '헬조선', '절망사회'로 만든 주범이다. 촛불의 외침은 바로 이 구체제를 변혁하라는 것이다. (44) 불안을 통해 지배하는 자는 일상의 미시권력이다. 그들은 공론장의 거시권력보다 힘이 세다. '박근혜 시위'에서 볼 수 없었던 가면이 '조양호 시위'에서 등장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대통령은 내놓고 비판할 수 있어도, 시장은 그럴 수 없다. 광장의 거시권력보다 일상의 미시권력이 더 무서운 것이다. 힘겹게 쟁취한 정치

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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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다가 한 시대의 정신으로 각광받으면서 윤리적 노팬티 상태가 패션인 양 포장되며 쏟아지는 무례한 독설들(61)'로 세상에 유해함을 흩뿌리는 시대입니다. 제사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집 여자들이 동원되어 고생해서 만든 음식을 바치어 정성을 나타내는 남녀차별적 의식(79)'이라는 생각을 미처 못했습니다. '남에게 충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꼰대가 아니라고 믿지만, 남의 충고를 듣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꼰대가 되어가는 걸 모르고 사는(70)'지 반성했습니다. 여전히 '백지에 별생각 없이 점 하나를 찍고 말 때, 누군가는 그 점에서부터 시작하는 긴 선을 그리려 한다는 걸 알아채지(135)' 못하며 사는지 뒤돌아봤습니다. 신파언어차력쇼, 한강의 기절, '하루'라는 음반에 숨겨진 보너스 트랙, 가장 게으른 방식으로 부지런 할 수 있다거나 민폐를 전단지처럼 뿌리고 다닌다거나 국물이 흘러나오고 눈물이 흘러나가면서, 다정한 패턴은 마음의 악력도 만든다는 표현은 역시 김혼비답습니다. 50대가 30대에게 너도 내 나이 돼보면 안다는 거꾸로 인간에게 배웠습니다. 축구를 해서 가장 좋은 점은 집주인이랑 잘 싸우게 됐다는 우아하고 호쾌한 축구인 김혼비가 들려주는 다정에 대한 소감과 감상을 잘 읽었습니다. 김솔통 같은 글을 쓰고 싶은 루브르 언니로 남길 기대합니다. 다정소감/김혼비/안온북스 20211013 228쪽 15,000원

녹즙 배달원 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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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젊은데, 언제 멀쩡한 일을 할 거냐는 물음에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녹즙을 배달하는 강정민. 봉급은 최저임금을 1000원 넘을까 말까 하는 수준이지만 미래의 민주시민을 키우는 미인가 어린이집 가짜 양호교사인 김민주. 꼴리는 그림만 그리다가 그림체가 저질스러워졌고, 귀엽고 동글동글한 학습만화용 그림을 그리다 그림체가 호빵처럼 변했지만 웹툰을 그리고 싶은 강정민. 평생소원인 인도에 가서 여행작가가 되려고 코딱지만큼 적금을 붓고 힌디어를 배우는 김민주.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학력이나 지성이 있을 거라고는 절대로 믿지 않는 한국 사회. 대통령 부인처럼 아주 높은 신분이거나, 낮은 데로 임하여 다른 이들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사람들만이 '여사님'이라고 불리는 한국 사회. 피라미드의 맨 마지막에 위치한 배달원들을 탈탈 털어서 위쪽 사람들을 배부르고 따뜻하게 사는 한국 사회. 거지끼리 동냥자루 찢는 꼴을 만드는 한국 사회. 이런 한국 사회에서 돈 적게 주고 감정 소모해야 하는 일은 여자들이 도맡아야 합니다. 여자가 어떻게, 여자가 감히, 그 말에서 모든 여성 억압, 나아가서 범죄가 시작됩니다. 한국이 여자한테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서 한국에선 여자가 미친년이 안 되면 살지 못합니다. 생각해. 계속 생각해. 생각하는 걸 그만두면, 그때부터는 정말 지는 거다. 여자로 사는 거 힘들다고 생각하는 걸 멈추면, 그때부터는 진짜 지는 겁니다. 나주집에서 순대국을 싹 비운 강정민과 인도로 간 김민주처럼 김현진 작가는 다음 20년도 계속, 쓰길 바랍니다. 녹즙 배달원 강정민/김현진/한겨레출판 20210428 420쪽 14,000원 덧. 오탈자 75쪽 10행 메일이 열어 보니 → 메일을 열어 보니 95쪽 13행 에일에 관한 짧은 시* → 에일에 관한 짧은 시**

유독 그 집만 바글바글한 이유

요즘 유행하는 두툼한 생삼겹살보다는 얇은 냉동삼겹살을 좋아합니다. 예전에 완전히 구워지지 않은 삼겹살을 먹고 탈이 난 이후로 차돌박이처럼 빨리 구울 수 있는 냉삼을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생삼겹이 대세이다 보니 냉삼을 먹자고 하면 번번이 무시당합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에 아주 오랜만에 냉삼을 먹으러 갔습니다. 손님으로 가득해서 왁자지껄하더군요. 다행히 구석에 상이 하나 비어있어 둘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냉삼 3인분과 소주와 맥주를 한 병씩 주문했습니다. 상차림이 번개같이 차려지고 줄을 맞춰 냉삼을 구웠습니다. 소맥에 냉삼을 쌈에 싸 먹다 보니 깻잎이 떨어져 직원과 눈을 마주치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쌈을 들고 오더군요. 쌈이나 쌈장, 밑반찬이 떨어지면 달라기 전에 후다닥 채워주고요. 슬쩍 다가와서는 술병이 불판에 가까이 있으면 데워진다며 반대편으로 멀찍이 옮겨주고, 휴대폰에 기름이 튄다며 상 밑으로 내려도 놓고요. 우리가 일어나 계산할 때쯤 기다리던 다음 손님들이 바로 앉았습니다. 그 집만 손님이 바글바글한 이유가 있더군요. 한 수 배웠습니다.

세상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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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나아졌다'는 하나의 팩트만이 부유한다면, '그때 그 시절 덕택에' 집집마다 자동차 굴리는 것 아니냐는 사람이 등장한다. 군부독재를 긍정하고 나아가 일제강점기도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놀라운 사람이 이 땅에 있는 이유다. (16) 행복과 노력을 결부시키면 위험하다. 특히, 사회가 흔들릴 때의 이런 조합은 '넘어진 사람'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부메랑에 불과하다. 다수의 비극이 소수의 희극에 덮이면 되겠는가. 우리는 결코 공평하게 위기에 처하지 않았다. 불행은 가장 아래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의 삶부터 야금야금 씹어 먹는 굉장히 정직한 녀석이다. (37) 자본주의적 시점에선 신의 한 수였다. 불안한 일자리 형태를 많이 만들수록, 노동자들끼리 다툰다는 예측은 완벽했다. 바늘구멍을 통과한 을(정규직)에게 갑(기업)이 괜찮은 보수를 지급하면, 사람들은 '노력이 정당하게 보상받았다'면서 알아서 박수치고 선망한다. 그러면 노동자들 사이에는 공정이란 단어로 포장된 벽이 생겨 을은 결코 섞여서는 안 될 병, 정, 무로 철저하게 구분된다. 그리고 자신이 을 정도는 되리라 희망하는 취업 준비생들은 병, 정, 무의 요구를 마치 자신의 자리를 뺏는 것처럼 느끼며 분노한다. (46) 불평등을 '줄이는' 안목을 키워주는 교육을 고민하지 않고, 불평등에서 '벗어나는' 묘수만을 나열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파할 사람은 다름 아닌 교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극화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서 순응하고, 구체적인 절망을 파괴하는 것을 체념한 학생들은 어설픈 희망의 빛에 매료되어 대학의 서열화를 신봉하며, 가족 모두의 힘을 빌려 피 말리는 입시경쟁에 매진할 것이다. (87) 시험의 공정성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있을 뿐이지 절대적일 수 없기에 그 결과로 타인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것을 가르치지 않았던 교육 시스템에 길들여지면, 논리적으로 사람에 대한 혐오를

마스크걸 - 연대하는 여성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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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 변태성 남성이라는 생물에 대한 아주 적절한 자연발생적 반응에 따른 우발적 협력의 이로움이 개와 모성애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으로 인해 찰나의 우주에 끼치는 근본적 기여에 따른 바람직한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한마디로 재밌다는 말입니다. 모든 죽음은 연속살인이 아니라 연쇄반응으로 보였습니다. 분노하는 인과관계에 공감했고, 복수하는 인간관계에 납득했다는 뜻입니다. 우린 마스크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쓴 여자는 더 연약합니다. 그래서 연대해야 합니다. 우발적 연대로 또라이 남성을 죽였다면 자발적 연대는 또라이 페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마스크걸은 단막극이지만, 마스크 인생은 연속극입니다. 어떻게 행동할지는 자명합니다. 만국의 여성이여, 연대하여 더 강해지시라! 마스크걸에게 죽은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 역을 연기한 염혜란 배우가 보여준 복수는 최고의 열연이었습니다.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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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통해 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과학적 사고에서는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규칙들을 세우지만 이후 그 규칙들은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고 본다. 이토록 자유롭게 지식을 추구하는 사고방식이 나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11) 아인슈타인은 순식간에 앞서갔다. 먼저 고전역학에서의 움직임, 즉 중력이 없는 상태에서 물체들이 보이는 움직임에 대한 설명을 상대화했고(특수상대성이론), 그다음에 중력이 있는 상태에서의 움직임으로 넓혀갔다. 이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이다. (36) 공간은 이렇게 일차원 물체인 루프들로 짜여 있으며, 이 루프들이 세 개의 차원상에서 서로 엮이면서 삼차원의 직물을 형성하게 된다. 티셔츠 표면도 멀리서 보기에는 매끄러워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돋보기로 보면 실을 가닥가닥 셀 수 있는 것처럼, 공간 역시 우리 눈에는 연속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매우 작은 차원에서는 각각의 루프를 셀 수 있게 된다. (59) 과학계는 동화 같은 곳이 아니다. 아이디어를 도둑맞는 일은 다반사이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빼앗거나 가장 중요한 공을 자신에게 돌리는 등 새 아이디어를 수립하는 최초의 인물이 되려고 기를 쓰고 있다. (64)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그저 과학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일지도 모른다. 과학을 통해 발전된 세계관이 분명하고 정확한 의미에서는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한 여러 해석을 가질 수 있으며, 각각의 해석들 역시 어느 정도까지만 진실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80) 과학적 사고의 힘은 '실험', '수학', '방법론' 따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힘은 과학적 사고의 특징, 즉 스스로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이것은 자신이 확언한 내용까지도 의심할 수 있는 능력이며, 자신의 신념은 물론 가장 확실했던 신념까지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험대에

스트리밍 이후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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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전 세계 1억 8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대표적인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다. 인터넷 net 과 영화 flick 의 합성어인 넷플릭스는 DVD 유통으로 시작해 전 세계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로 성장했다. (8)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발전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런 서비스를 일컫는 용어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영화나 방송 등 미디어 콘텐츠를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디바이스로 보내는 것을 뜻한다. (14)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는 수면 시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이용자의 관심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사업자들은 한정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맞춤형 서비스 기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결국 넷플릭스가 초점을 맞추는 기술과 콘텐츠 투자는 모두 독자의 관심을 겨냥하고 있다. (16)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 가운데 핵심은 가격, 인터페이스, 콘텐츠다. (22) 저널리스트 토드 스팽클러 Todd Spangler 는 넷플릭스가 지속하고 있는 막대한 콘텐츠 투자를 빈지투자 binge-spending 라고 일컬었다. 영상을 한꺼번에 몰아보는 빈지뷰잉 binge-viewing 처럼 대규모 자본을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다. (39) OTT가 TV 단말기가 아닌 인터넷을 이용한 동영상 소비를 의미한다면 스트리밍은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소비하기 위해 구축된 환경을 의미한다. (50) 스트리밍 시대의 이용자는 소비의 공간뿐 아니라 시간도 선택할 수 있다. 몰아보기가 일종의 사회적 현상이 된 이유도 동영상을 소비하는 문화적 실천 행위가 이용자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이용자의 주도 아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52) 이제는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가 될 수도 있다. 미디어 영역에서 생산자와

로버트 오언 - 산업혁명기, 협동의 공동체를 건설한 사회혁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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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오언은 1771년 영국 웨일스 중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1858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오언은 7세에 학교에 입학했지만 9세에 학교를 떠나 일을 하게 된다. 10세가 되었을 때 런던으로 와 18세까지 점원으로 일한다. 18세에 섬유 기계 공장의 주인이 되고, 29세에 뉴 레너크 New Lanark 에 있는 큰 면화 공장의 경영자가 된다. 오언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시기는 초기 산업혁명 시대로 온갖 빈곤과 학대가 넘쳐나던 시기였다. 오언이 태어나기 1년 전에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의 특허권을 얻었다. 애덤 스미스의 《 국부론 》은 1776년에 출간됐다. 18세 되던 해인 1789년에 프랑스혁명이 터졌고, 면화 산업의 발전을 가능케 했던 새로운 기계들이 널리 도입되던 시기였다. 뉴 레너크의 운영권을 쥐게 된 1800년부터 전국 통일 노동조합이 갑자기 종말을 맞았던 1834년까지 오언은 기념비적인 업적을 이루었다. '뉴 레너크는 공장 개혁뿐만 아니라 동시에 대중 교육의 선구자가 되었으며, 1830~1834년의 사건들을 보게 되면 노동계급이 최초로 이루었던 폭넓은 단결 운동의 지도자'였다. '영국에서 사회주의 운동과 협동조합 모두 공히 그 최초의 체계적인 주창자는 로버트 오언이었다(47)'. 오언은 1800년 1월 뉴 레너크 공장의 최고 경영자가 되자 '뉴 레너크를 단순히 성공한 공장이 아니라 교육 그리고 도덕적 물질적 개혁에 관련된 사회적 실험들을 연이어 계속 펼쳐나갈 실험실로 삼고자(111)' 했다. 당시 공장 노동자들 중에 아이들은 다섯 살에서 열 살 사이였다. '여섯 살짜리 심지어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을 공장에 정규적으로 고용하여 딱 한 번의 휴식 시간만 준채 14시간 혹은 그 이상을 부려먹는 것이 관습이었던 당시'에 오언은 '자기의 공장에 열 살 이하의 아이들은 들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고용 금지 연령을 열두 살까지로 올리기'를 원했다.

죽은 자의 집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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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없는 세상을 원망하고 죽은 인간조차도 그 자리에 방치된 채 오랫동안 썩어갔다면 그 냄새는 자비가 없다. (23) 자신을 죽인 도구마저 끝내 분리해서 버린 그 착하고 바른 심성을 왜 자기 자신에게 돌려주지 못했을까? 왜 자신에게만은 친절한 사람이 되지 못했을까? 오히려 그 바른 마음이 날카로운 바늘이자 강박이 되어 그녀를 부단히 찔러온 것은 아닐까? (27)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때때로 부유한 자가 혼자 살다가 자살하는 일도 있지만, 자살을 고독사의 범주에 포함하는 문제는 세계적인 인류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니 일단 논외로 하자. 고급 빌라나 호화 주책에 고가의 세간을 남긴 채, 이른바 금은보화에 둘러싸인 채 뒤늦게 발견된 고독사는 본적이 없다. (41) 가난은 가난과 어울려 다니며 또 다른 가난을 불러와 친구가 되고, 부는 부와 어울리며 또 다른 풍요를 불러오는 것 같다. (42) 빚 있는 자의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은 혈육보다 오히려 채권자가 아닐까? (44) 이 죽음을 순수한 자살로 받아들여야 할까? 목숨을 끊은 것은 분명 자신이겠지만, 이 도시에서 전기를 끊는 행위는 결국 죽어서 해결하라는 무언의 권유 타살은 아닐까? 체납요금을 회수하기 위해 마침내 전기를 끊는 방법, 정녕 국가는 유지와 번영을 위해 그런 시스템을 용인할 수밖에 없는가? (46)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그리고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가난과 외로움은 사이좋은 오랜 벗처럼 어깨를 맞대고 함께 이 세계를 순례하는 것 같다. (47) 그의 쓰레기를 대신해서 치우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 삶에 산적한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 같다. 내 부단한 하루하루의 인생은 결국 쓰레기를 치우기 위한 것인가? (66) 이곳을 치우며 우연히 알게 된 당신의 이름과 출신 학교, 직장, 생년월일이 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그것은 당신에 대한 어떤 진실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집을 치우면서 한 가지 뚜렷하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당신

헐버트 -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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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버트는 1863년 1월 26일에 미국 버몬트 뉴헤이븐에서 칼빈 헐버트와 메리 우드워드 사이에서 3남 1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헐버트의 아버지는 미들베리대학의 총장으로 회중교회 목사를 담임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다트머스대학 창립자의 증손녀였습니다. 외가에서 세운 대학을 졸업한 헐버트는 성직자가 되려고 유니언 신학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조선은 근대적 신식학교인 육영공원을 설립하기로 하고 미국 측에 교사 3명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헐버트에게 제안이 가자 즉시 수락했습니다. 헐버트와 벙커, 아내를 동반한 길모어는 1886년 7월 5일에 제물포항에 도착했습니다. 23살의 청년 헐버트가 조선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열악한 환경임에도 육영공원 育英公院 을 개교했습니다. 강의는 대부분 영어로 했습니다. 헐버트는 도착한 지 열흘만인 1886년 7월 중순부터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교사로 활동하며 1890년에 최초의 한글 교과서인 《 사민필지 士民必知 》를 펴냈습니다. 재계약이 되지 않자 1891년 12월에 미국으로 귀환했습니다. 능숙한 한국어 실력으로 고종의 신임을 받았지만, 역으로 관리들의 방해와 불화로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육영공원은 1895년 4월에 문을 닫았습니다. 2년 뒤인 1893년 10월 1일, 감리교 선교사 신분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습니다. 선교사를 제안받았을 무렵 버나드대학 총장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포기하고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헐버트는 삼문출판사 책임자가 되어 1897년까지 운영하며 〈 독립신문 〉 제작에도 참여했습니다. 영문판은 기사 작성과 편집인 역할을 도맡아 했습니다. 배재학당, 한성사범학교에 이어 관립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대부분의 시간을 교육활동에 쏟았습니다. 명성황후시해사건 직후에는 언더우드, 에비슨 등과 함께 고종의 침전에서 권총을 품고 불침번을 서기도 했습니다. 1903년에 헐버트는 조선왕조를 다룬 최초의 역사서 《대동기년 大東紀年 》을 상해에서 윤기진의 도움으로 한문으로 출간했

자본주의에 희망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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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상황을 보면 찰스 디킨스가 쓴 소설 《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Two Cities 》의 유명한 도입부가 절로 생각난다. (...) 한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광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업무 강도로 악명이 높다. 그곳은 통제할 수 없는 천국인 동시에 고독함과 절망의 지옥이며, 물질적인 풍요가 넘치지만 황량한 곳이고, 고대의 전통을 간직한 동시에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한 나라다. 이 극단적인 모호함은 현대사회 역사상 최고의 성공 신화로 손꼽히는 한국의 이미지를 뒤흔든다. 성공은 맞지만, 과연 성공일까? (33) 오늘날의 진정한 보수는 전 세계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감과 교착상태를 십분 인정하고, 단순한 성장에 반대하며,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귀를 기울인다. 이런 점에서 극단적인 좌파가 오늘날의 진정한 보수주의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상황이 나빠서'가 아니라 기대가 어긋나기 때문에 반발한다. (37) 브란트 전 총리는 공산권의 붕괴를 용납한 고르바초프를 용서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마음속으로 소련의 공산주의를 믿었기 때문이 아니라, 공산권이 붕괴하면 서구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브란트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대안적인 시스템 및 근로자의 권익을 약속하는 다른 생산 체계의 심각한 위협이 있어야만 근로자와 빈곤층에 상당한 배려를 제공한다고 생각했다. 자본주의가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근로자와 빈곤층에게 더 맞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대안이 사라질 경우, 복지국가의 해체도 가능하다. (66) 사회 전반에 걸쳐서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권력의 시스템에 저항하지만, 이는 곧 정당성을 잃는다. 전 세계 어느 곳이나 비슷한 일이 일어나서 TV로 보도가 되지만, 놀라운 단결이 보여주는 마법의 순간은 곧 끝이 난다. 약속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결국 독재가 개입한다. 즉, 상상의 단결인 셈이다. 서로 다르고 상충하는 이해관계

樂書 말종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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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사람들 사이에 선이 있다 그 선을 넘지 마오 닉네임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에 의하면 우린 눈에 익어서 아주 가끔 가벼운 눈인사하는 사이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경조사에 가면 봉투에 본명과 함께 닉네임을 아주 작게라도 적어야 한답디다. 조카딸 조카딸이라고 하면 조카일까요, 조카의 딸일까요? 전자의 뜻으로 무심코 쓰지만 여의사, 여기자 같은 말맛이 나네요. 조카아들이라는 말이 없듯이 조카는 일단 아들을 기본으로 한 남아선호사상에서 기인하나 보네요. 시씨식사사 施氏食獅史 배틀스타 갤럭티카(Battlestar Galactica) SF로 위장한 정치, 철학, 역사, 종교 드라마. 내 인생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웨스트윙(The West Wing) 시절이 하 수상하면 또 생각나는 인생 최고의 미드 언어 후쿠시마 오염수가 아니라 후쿠시마 핵방사능수라고 불러야지 싶다. 불량권력은 언어를 선점·선동하여 이미지를 만들어 세탁합디다. "두 가지였지. 천천히, 그러다 갑자기."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The Sun Also Rises, 1926》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어떻게 망했냐고 묻자 이렇게 답을 했지요. 개인사의 부침뿐만 아니라 권력도 그러해 보입디다. 천조국 미국 국방비는 1000조, 한국 자영업자 대출도 1000조 . 그럼에도 태평성대이지요. 또 하나의 몸매, 뱃살. Vacance is comming... 찔 때는 배에서 시작해서 얼굴로 올라온다. 뺄 때는 얼굴부터 시작해서 배에서 끝난다. 고로 현격히 빼지 않으면 얼굴만 보고 건강을 염려합디다. 맑스는 잉여가치를 논했지만 지금은 잉여살처분이 최대 관심입니다. 우두머리 다이어트 학원장이 비만이거나 노동서적 전문서점 주인이 임금을 착취한다면 곧 점방문을 닫겠지요. 입만 벌리면 자유를 얘기하는 우두머리가 정작 자유를 탄압한다면 그 무리는 흥하겠어요 망하겠어요. AI에 대한 경고 " 승자는 AI 그 자체일 수 있다

공유지의 약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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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모든 자연자원-토지, 숲, 황야와 공원, 물, 광물, 공기 등을 포함해서-과 우리 조상들이 물려주었고 우리가 보존하고 개선해야 하는 모든 사회적·시민적·문화적 제도를 말한다. 또한 수세기에 걸쳐 구성된 사상과 정보의 체계 위에 건설된 사회로서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지식을 포함한다. (15) 자연의 쇠퇴는 존중의 쇠퇴를 반영한다. (20) '공유지'(common)는 초기 영어의 '공동체'(commune)에서 왔으며, 일반적이거나 보편적이거나 함께 쓰고 있는 어떤 것을 의미했다. 오늘날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옛날 동사 'to common'과 이와 연관된 '공유화'(commoning)는 공유지에서 벌어지는 집단적 노동활동을 말한다. (60) 개릿 하딘의 "공유지의 비극"이 근본적으로 공유지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공유한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합의한 규칙과 실천이 공유지의 본질이다. 하딘은 그 유명한 1968년 논문에서 모든 이용자가 공유지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을 최대화하려는 유인이 있기 때문에 공유지는 고갈될 운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사영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를 이용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언제나 논박당했다. 사실 하딘은 죽기 얼만 전에 자신의 논문을 "관리되지 않은 공유지의 비극"으로 불렀어야 한다고 고백했다. (65) 공유지는 공적 부(public wealth)이다. 그러나 공유지에는 가격이 없다. 신자유주의자들에게 이것은 공유지가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유지는 상업적 이해관계자들이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자원은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사용될 때(고갈될 때)에만 가치를 가진다. 이것이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성장이다. 공유지의 상실은 계산에 넣지 않는다. (80) 사회적 기억-공유된 과거, 전통, 관습의 기억-은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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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 풀도 요 풀도 아니었던 제3의 풀, 그 무고한 희생은 얼마도 되는지 확인해보지는 못했다. 다만, 초여름의 햇살 아래서 그들을 바라보며 나는 왠지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단호함과 성실함을 탑재한 법조인들이 무언가에 대해 확고한 기준을 갖는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도 모르는 새 어떤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 그것은 무서운 일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어느새 말끔하게 정리된 잔디밭을 돌아보았던 생각이 난다. 어찌 되었든 잔디밭은 모두 정리되었다. (23) 열심히 한다는 것은 그저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이 아니라 뜨겁게 한다는 뜻이다. (62) 재판을 받는 누군가와 함께 운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형사 법정에서 펼쳐내는 생의 어떤 비극적 단면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진동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멋진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67) 상상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가늠할 수 없으므로 속수무책인 것이 법조인들이었다. 법조인들은 그들이 상정할 수 있는 세계에 대해서만 무게를 달 수 있는 저울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100) 변이하는 과정에 있는 존재는 물컹하다가 딱딱해지고 예민하다가 부드러우며 자기도 자기가 뭐가 되는 것인지 몰라 불안한 존재다. 그 변이의 과정에서 나의 민원인들은 끊임없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제기하며 나와 함께했다. 어떤 날은 화를 내고 어떤 날은 그들을 달래면서 실은 나도 위로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의 모든 요구에 답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답이 아니라 다만 관계로서만 존재하는 요구도 어딘가에는 있다는 사실, 우리는 서로 답답하고 복장 터지는 관계였지만 어쩌면 그 시절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유일한 벗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15년쯤 지난 어느 날 해보는 것이다. (124) 과거에는 그래도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서는 모종의 기술이나 재능이 필요했다. 사기를 치려는 자는 남들보다 빼어난 말발이나 연기력이 필요했고, 절도를 하려고 해도 담을 넘거나

창백한 푸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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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푸른 점〉은 1990년 2월에 태양계 외곽에 도달한 우주탐사선 보이저 1호의 카메라가 포착한 지구의 모습이다. 이 외롭고 볼품없는 지구의 모습은 거기에 사는 우리 인간이 우주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알려주고 있다. 또 한편으로 그것은 우주 안에서 다른 수많은 〈창백한 푸른 점〉들, 그곳에서 살고 있을 다른 수많은 인류(지성을 가진 생물)들의 존재를 암시하는지도 모른다. (7) 우리는 애초부터 방랑자였다. (11) 보이저 계획은 토성을 만날 때까지만 추진하도록 되어 있었다. 나는 토성을 지나간 후에 마지막으로 지구 쪽으로 되돌아 보도록 하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느꼈다. 토성의 거리에서 보면 지구는 너무 작아서 보이저는 그것을 자세히 식별할 수 없을 것으로 나는 알고 있었다. 지구는 하나의 빛나는 점, 보이저가 볼 수 있는 다른 많은 점들(가까이 있는 행성들과 멀리 있는 태양들(별들))과 분간하기 어려운 외로운 한 개 픽셀에 지나지 않을 터이다. 그러나 이렇게 나타난 우리 세계의 보잘것없는 모습이야말로 이 사진의 가치를 높일 까닭이 되는 것이다. (22) 현대 과학은 미지의 영역으로 향하는 항해로서 들르는 곳마다 겸허의 교훈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선객들은 오히려 집에 머물기를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41) 다른 행성계의 존재에 관해서는 증거의 부재가 곧 부재의 증거처럼 여겨졌다는 사실에 대해서 나는 놀라운 한편 실망하고 말았다. (45) 우리는 인간이 우주의 중심무대에 선다는 명제가 철두철미 거듭되어 사실과 어긋나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논쟁의 대세는 결정적으로 하나의 입장으로 기울어졌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그 입장은 다음의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우리는 우주의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이 아니다.〉 아마도 다른 세계의 생명이 주인공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주인공이 없을 수도 있다. 그 어느 경우든, 우리가 겸허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57) 우리 자신의 이익이나 편의를 위해 우리는 지구를 얼마나 많이 변모시켰던